위협받는 달러 패권, 새로운 통화질서 앞당겨지나 (중)

위협받는 달러 패권, 새로운 통화질서 앞당겨지나 (중)

청원닷컴 / 청원닷컴 편집인

여기까지는 어디까지나 국지적이다. 기축통화로서의 달러화에 크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 볼 만한 것은 없다.


하지만 달러패권의 종말을 예고하는 견해를 뒷받침할만한 사례들도 속출하고 있다. 몇몇 국가들의 움직임이 매우 노골화되고 있고 그 선두에는 중국이 있다.


지난 2008년 미국의 금융위기 이래 중국은 치밀한 준비를 해 왔던 것으로 보인다. 10년 후인 2018년 3월 26일 상하이 선물거래소는 위안화표시 원유거래를 시작했다. 중국에 대한 미국의 경제제재가 같은 해 7월 6일부터 시작된 것은 이와 무관하지 않다.


중국은 2년 후인 2020년 영국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의 원유 300만 배럴을 수입하면서 위안화 결제를 함으로써 기축통화로서의 위안화 자리를 넓혀가기 시작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가 국제은행간 통신협회(SWIFT)에서 제외되자 기다렸다는 듯이 중국은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에 위안화 결제를 본격화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간 거래에 페트로달러는 이미 깨진 상태가 됐다.


더 큰 문제는 사우디 아라비아를 중심으로 한 중동권 국가들의 움직임이다.


시진핑 방문시 사우디가 보여준 극도의 환대는 여러 가지로 해석되기 십상이지만, 아직까지 원유대금 위안화결제에 관한 공식적인 언급은 없다. 그만큼 사우디로서도 신중한 사인랄 수 있다. 하지만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사우디 원유수출의 25%를 받아주고 있는 중국의 요구 수위는 높아질 것이 확실하다. 여기에 사우디에서 미국의 미사일 철수, 사우디의 핵 발전소 건설요구에 대한 미국측의 무반응, 셰이크 님르 바르크 알님르 사우디 반체제 인사 처형을 둘러싼 양국간 갈등 등으로 미국과 사우디 양국간 관계가 이전과 같지 않은 상태다.


이란과 이라크의 화해는 중국이 중재했다. 중동 지역 전체를 껴안으면서 페트로 위안화를 달성하겠다는 중국의 집요한 외교적 노력이다. 양국의 화해와 SVB 파산 사이에 달러패권의 동요라는 연결고리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세계인구의 41%를 차지하는 브릭스(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 공화국)가 참여국들을 확대해가면서 자기들만의 국제결제망 구축을 추진해나가고 있다. 여기에 사우디 아라비아등 몇몇 중동 국가들이 가입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파장이 클 수 밖에 없다.


세계 중앙은행들의 보유 외환 다각화도 두드러지고 있는 상태다. 2021년말 세계 중앙은행의 외환 중 달러보유율은 60%를 밑돈 것으로 추정된다. 25년만의 최저치라는 분석도 있다. 엔화와 위안화, 유로화 등과 같은 유력한 대체 결제수단 통화뿐 아니라, 한국의 원화, 스웨덴의 크로나 등 제 3 통화 비중이 다양하게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세계 각국의 금 보유량 역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에 따르면 지난 해 9월말 현재 세계 중앙은행의 전체 금 보유량은 3만6746톤으로 1974년 이후 48년만에 최대치다. 미국이 약 8100톤으로 가장 많은 양을 보유하고 있다지만 확실히 각국의 중앙은행들은 달러 대신 금을 선호하고 있다.


중국은 중앙은행의 직접보유보다는 금의 해외유출 억제 쪽으로 국가적인 보유량을 늘려가고 있다. 중국에서 생산된 금 수출을 차단하면서, 선물시장에서의 시세는 미국의 그것보다는 조금씩 높은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언젠가는 위안화를 기축통화로 만들겠다는 의지와 무관하지 않다.

 

 

다음 편으로 이어집니다.

 

비즈니스포스트에 기고되었던 글입니다. 기고된 글은 아래 링크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11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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