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밀림에서 40일 생존한 두 어린이와 두 아가의 이야기

아마존 밀림에서 40일 생존한 두 어린이와 두 아가의 이야기

청원닷컴 / 청원닷컴 편집인


2023년 5월 1일 아마존의 밀림지역에 세스나 경비행기 한 대가 추락합니다. 이 비행기에는 네 명의 아이들과 세명의 어른들이 타고 있었습니다. 어른 세 명은 아이들의 엄마, 토착원주민 지도자, 그리고 조종사였습니다.


아이들 셋은 비행기의 뒷좌석에, 어른들과 막내 동생은 앞쪽에 타고 있었는데요, 비행기가 앞으로 고꾸라지면서 그나마 다행으로 뒷좌석의 아이들은 무사했습니다. 앞좌석에 타고 있던 어른 들 세 명 중 두 명은 사망하고 엄마는 생존했지만 크게 다쳤습니다. 막내는 엄마가 아이를 모성으로 감싸 안으면서 역시 생존했습니다. 사투를 벌였지만, 엄마는 나흘 만에 사망합니다. 사망하면서 큰 딸에게 “아이들을 잘 보살피라”는 슬픈 유언을 남깁니다.


큰 딸아이의 나이는 이제 겨우 열 세살입니다. 동생들의 나이는 각각 9살과 4살입니다. 사망한 어른들 사이에서 막내의 발을 본 큰 딸이 막내를 꺼냅니다. 막내는 세상에 나온지 아직 1년도 되지 않았습니다.


이 아이들이 밀림 속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맹독을 지닌 뱀들과 먹이를 찾아 다시는 야생 동물들이 즐비한 이곳에서 말이죠. 밀림에서 폭우는 일상입니다. 게다가 아이들에게는 먹을 것이 없었습니다. 주변에 과일이나 열매를 따 먹을 수는 있지만, 어떤 것들은 독성을 갖고 있습니다. 아무 열매나 먹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13세의 큰 딸 레슬리 자코봄바이레 무쿠투이(Lesly Jacobombaire Mucutuy)는 보통의 아이들과는 달랐습니다. 큰 딸은 엄마의 유언을 충실히 지켰으니까요.


무엇보다도 큰 딸은 밀림에서 생활하는 방법을 알고 있었습니다. 정글 속에서 쉴 곳을 만들고, 야생동물들을 피하는 법, 그리고 먹을 수 있는 과일과 열매를 구별하는 방법을 알고 있었습니다.


실제로 아이들이 따 먹은 쿠마 마크로카르파(couma macrocarpa) 나무의 열매는 크림과 같은 식용 내용물이 있습니다. 또한 자두 모양의 자줏빛 과일인 왜노카푸스 바카바(oenocarpus bacaba)의 열매도 섭취했습니다.


한 가지 다행인 것은 이들 수색에 나선 군부대에서 100여개의 구급키트를 밀림에 낙하시켰는데 그 중 하나를 발견한 일입니다. 아이들은 키트 안에 들어있는 카사바 밀(Casava flour)을 섭취할 수 있었습니다.


밀림이라는 극한의 환경 속에서 이 아이들은 무려 40일을 생존했습니다. 물론 아직 한 살도 채 되지 않은 막내도 함께 생존했습니다. 13살짜리 큰 딸은 세 명의 동생들을 돌보면서 함께 살아남을 방법을 찾았던 것입니다. 기적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이런 기적이 어떻게 가능했을까요? 여러 가지 얘기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 아이가 속해 있는 휘토토(Huitoto)인 토착원주민들은 자녀들에게 밀림에서 생존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전통을 갖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야생동물을 잡아먹는 법과 안전하면서도 영양분 있는 과일을 식별하는 방법들이 포함돼 있습니다.


휘토토의 한 지도자는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이 아이들이 원주민들의 강건한 혈통을 갖고 태어났는데, 그것이 큰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도 말합니다.


어떤 분석가는 어린아이들의 이기심없는 순수함이 이들을 생존토록 했을 것이라는 주장도 합니다. 극한의 환경에서도 서로의 이해관계를 따지는 성인들 네명이었다면, 모두가 생존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채 한 살도 되지 않은 막내를 포기하지 않고 생존시킨 것은 이들이 이기심 없는 어린이들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얘기죠.


하지만 정작 아이들의 할아버지는 매우 다른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정글의 선택이었다고 말이죠. 정글이 이 아이들을 되돌려주기로 선택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40일의 기간 동안 이 아이들을 돌보아준 것은 바로 밀림 자신이었다는 것이죠. 자연을 바라보는 원주민들의 겸손한 시각을 읽을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발견되었을 때 이들은 맨발이었고, 영양실조로 인해 매우 마른데다가, 걸을 수 없을 만큼 피로가 겹친 상태였습니다. 아이들의 첫마디는 “배고프다”와 “엄마가 죽었다”였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생존은 콜롬비아 국민 전체의 기쁨이기도 했습니다. 콜롬비아 대통령은 이들을 “콜롬비아 평화의 아이들”이라고 불렀습니다. 사실 이들의 생존은 지구인 모두가 기뻐할만한 일이기도 했습니다.


슬픈 뒷얘기도 남아 있습니다. 아이들은 병원에서 회복하는 도중 자신들이 그린 그림을 SNS를 통해 공유했습니다. 그림 중 하나는 윌슨이라는 개입니다. 윌슨은 아이들을 찾는데 도움을 준 수색견 중의 하나입니다만, 그만 정글에서 실종됐습니다. 그리고 아직까지 찾지 못했습니다.


신비한 이야기도 남아 있습니다. 아이들을 처음 발견한 것은 수색 부대와 협조했던 토착원주민들이었습니다. 원주민 언어로 아이들을 불러 찾았다고 하는데요, 발견 당일 아침 아이들을 찾는 의식을 치루면서 야헤(yagé)라는 물질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콜롬비아 이외의 지역에서는 아야와스카라고도 불리는 이 물질은 아마존 원주민들이 흔히 사용하는 일종의 환각물질입니다. 이 물질을 사용하게 되면 보통 사람보다 훨씬 더 멀리까지 보게 되는 효능이 있다고 합니다. 결국 콜롬비아 군의 최신장비와 야헤라는 원주민들의 전통적 환각물질이 잘 결합돼 아이들을 찾게 됐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들 네 자매의 생존은, 이들이 지니고 있던 용기, 지혜, 전통적 지식, 서로를 소중히 지켜려는 노력, 그리고 이들을 지켜줬던 자연의 배려, 이런 모든 것들이 잘 어우러져 이루어진 큰 기적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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