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이의 설빔 때때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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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이의 설빔 때때옷

청원닷컴 / 청원닷컴 편집인

 


 

정인이의 설빔 때때옷

 

                                                                   - 심현옥 할머니가 -


 

아가야

할머니가 미안해

 

친할머니

외할머니

엄마 아빠 다

어디들 있는게냐?

 

한번도 소리내어 울어보지 못했을

공포 속에 온 몸 다디미 질을 당했구나

 

췌장이 터지고

뼈가 부서지도록 아가야

어찌 견디었느냐

 

미안하구나 미안하구나

푸른하늘 한조각 도려내어

내 손녀 설빔 한 벌 지어줄께!

 

구름 한 줌 퍼다가

모자로 만들고

 

정인이 눈을 닮은 초승달

꽃신 만들어

 

새벽별 따다가

호롱불 밝혀 주리니

 

손 시려 발 시려

온 몸이 얼었구나

 

할머니 품에

언 몸 녹으면

따뜻한 죽

한 그릇 먹고 가거라

 

지리산 호랑이도

새끼를 잃으면

할머니 울음을 울겠지

 

아가야 아가야

세상이 원망스러워도

뒤돌아 손 한번

저어 주고 가려므나

 

걸어서 저 별까지 가려면

밤새 지은 할미

천사 옷 입고 가야지

 

천사들이 집 앞에서

기다리고 있을제

 

정인이 왔어요

라고 큰 소리로 외치거라

 

부서진 몸

몰라볼 수 있으니

또박 또박

정인이라고...

 

아가야!

너를 보낸 이 핼미는

눈물에 밥을 말았다.

 

                                                             2020.1.17.(일요일)

                                                            -과천에서 할미가-

 

 

 

 

 

 

 

 

 

할머니의 마음을 더 잘 전달하기 위해서는 몇번이고 다시 읽어야 하겠지만,

글을 읽는 도중에 목이 매이어 그러지 못했다는 김현님의 말씀을 전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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