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 90% 효과가 의미하는 것

코로나 백신 90% 효과가 의미하는 것

청원닷컴 / 청원닷컴 편집인

코로나 백신 90% 효과가 의미하는 것

 


 

 

실험방식의 한계를 받아들여야

 

감염군 숫자 충분히 누적돼야 정확한 효과 확인 가능

 


 

미국의 제약회사 화이자(Pfizer)가 마침내 코로나 백신을 발표했다. 아울러 90%의 효과를 언급했다. 발표 그대로라면 이제 코로나와의 지긋지긋한 싸움은 그 끝이 보이기 시작한 셈이다. 늦어도 내년 2분기에는 국내접종도 가능할 것이라 하니, 기대가 커지는 것은 당연지사다.

 

하지만 생각해봐야 할 거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백신은 코로나의 확산을 확실히 종식시킬 수 있을 것인가? 무엇보다도 90%의 효과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가? 생각해볼 여지는 남아있다.

 

90%는 놀라운 수치다. 예일 대학의 아키코 이와사키 감염학 교수는 “55%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 수치는 정말이지 놀라운 수치라고 언급했다. 인류과 친해질대로 친해진 홍역의 경우 백신 효과가 95%임을 감안한다면 이 수치는 아무리 높게 평가해도 지나치치 않다. 효과가 높다는 볼거리도 기껏해야 75% 정도이고, 독감의 경우는 해마다 다르지만 연령층에 따라 기껏 30%에서 70% 사이를 오가고 있다.

 

한가지 유의할 점이 있다. 90% 수치가 의미하는 것은 “10명의 백신 접종자 중 9명이 면역효과를 갖는다는 의미가 아니라는 것이다. 정확하게는 백신 접종자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을 확률이 90% 더 높다는 의미다. 분명 양자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

 

화이자와 바이오앤테크(BioNTech)는 백신의 효과를 측정하기 위해 대상자들을 실험군과 대조군으로 나누었다. 모두 43,538명의 참여자 중 절반을 실험군으로 삼아 백신을 투여했다. 나머지 절반은 대조군으로 백신이 아닌 위약을 투여했다. 실험군과 대조군 모두 자신이 어느 쪽에 해당하는지는 알지 못했다. 90%는 이들 실험군과 대조군 사이의 비교치다. 실험군이 대조군에 비해 바이러스에 감염될 확률이 90% 더 낮다는 결과치인 셈이다.

 

원칙적으로 말하자면 이런 방식이 아닌, 실험 참여자 전원에게 백신을 투여하고, 그 다음 바이러스를 투여해서 실제로 감염이 되는지의 여부를 측정하는 것이 백신의 정확한 효과를 나타내는 지수가 될 것이다. 하지만 이 방법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수 밖에 없다. 치료제도 개발되지 않은 상태에서 인위적 감염이라니!

 

실험 대상자 중 접종 후 최소 7일 이후 감염된 환자는 발표일까지 모두 62명이다. 아직 이 수치만으로는 실험군과 대조군 사이의 정확한 비교치를 얻기 어려운 상태다. 적어도 164명이 되어야 유의미한 분석이 가능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파악하고 있다. 이 수치에 달하는 동안 실험군에서 감염자가 얼마만큼 증가하느냐가 중요한 판단기준이 된다.

 

다른 측면에서 생각해볼 거리도 있다. 백신이 모든 층에 골고루 효과가 있을 것인지의 여부다. 만성질환이나 합병증 환자에게는 어떨까? 코로나에 치명적인 그룹인 노년층이나, 혹은 어린이 층에는? 90%라는 수치로 백신 효과를 만능처럼 생각할 수 없는 하나 더 이유가 존재하는 셈이다.

 

그럼에도 백신의 등장은 고무적이다. 실제 효과가 90%에 훨씬 못미치는 것이라 하더라도, 혹은 특정 그룹에 효과가 미미한 것이라 하더라도, 일단 첫 발을 내딛었다는 그 자체가 가지는 의미는 충분히 높게 평가할만 하다. 일단 첫발을 내딛으면, 실질적은 효능을 높여 나가는 일은 당연히 뒤쫒아올 일이기 때문이다. 누가 뭐래도, 본격적인 접종이 이루어질 날에 대한 기대는 높을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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